서 론
최근 발표된 교육부의 통계에서 학습장애가 전체 장애학생 중 출현율이 가장 높은 장애로 보고됨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특수교사들이 학습장애를 만나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난독증 혹은 쓰기, 수학영역에서 학습장애임에도 특수교육을 거부하여 일반교실에서 교육적 개입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이 학습부진, 저성취, 기초학습부진이라는 명칭으로 분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1]. 학습에서의 어려움(learning difficulty)은 여러 가지 문제에 기인하며 학습의 문제(learning problem)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ies 또는 learning disorder)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학습장애는 시각 혹은 청각의 장애, 정상 범위의 지능에서 학업 능력의 저하를 보이는 경우, 학습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데, 실제 학교에서 학습이나 과제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거나 학교에서 행동 문제를 보이는 아동 중에서 학습장애를 가진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2]. 이러한 학습장애 아동의 경우에 행동이나 정서 문제 혹은 공존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3]. 우울·불안 혹은 또래 관계에 대한 어려움, 가족 간의 갈등, 자존감 저하 등이 흔히 동반되어 학교 등교 거부나 품행 장애의 문제를 보이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가 자주 동반된다[4]. 학습내용이 복잡해지고 또래 관계가 중요해지는 아동에게는 이와 같은 정서·행동의 문제가 더욱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학습장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신경인지 및 신경해부학적, 유전적 요인들, 학습에 있어 환경적인 요인들이 제시되어 왔다[5]. 학습장애는 하나의 정의로 귀결되지 않는 어려운 이질적인 집단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 교육학, 심리학, 특수교육학, 뇌신경학 등의 다학제 간 융합적 접근에 기반하여 학습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요인들이 제시되어야 한다[6]. 또한 학습장애의 잠재적인 구인이 낮은 학습 부진을 설명하는 단일 요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 교사, 심리 전문가 등의 협력을 통한 학습장애의 평가, 치료, 교육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7]. 학습장애 아동의 낮은 학업 수행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합한 치료와 개입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학습장애의 정의와 임상적 진단 및 특성들을 살펴보고, 치료와 교육적 개입에 대해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서 학교 현장에서 편협한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는 학습장애 아동의 학습장애에 대한 진단 및 교육적 개입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론
1. 학습장애의 정의
1962년 Samuel Kirk에 의해 학습장애라는 용어가 최초로 사용된 이래 지금까지 학습장애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시도되었다. 학습장애에 대한 정의가 점차 합의가 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8], 2000년대 이전까지는 학습장애의 요인과 관련 분야에 대해 학자들 간에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만이 진행되었다[9]. 이후 학습장애를 범주적, 차원적, 집단 중심, 개체중심으로 분류하여 진단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고, 범주적 분류에 따라서는 학습장애를 명확하게 진단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차원적 분류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었다. 차원적 분류는 중복성을 인정하지 않는 범주적 분류를 대체하고자 읽기장애, 쓰기장애, 수학장애에 대한 유사성을 고려하는 방법으로서, 2013년에 개정된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 [10]에서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특정학습장애(specific learning disorder, SLD)로 통합하면서 학습장애의 각 하위 영역인 심리측정기준, 적용 가능 정도, 상호 배타성, 발달상의 민감도의 임상적 타당성과 유용성의 문제를 보완하였다. 또한, 장애 정도를 각 하위 요소에 대한 차원적 개념을 도입을 통하여 경도(mild), 중도(moderate), 최중도(severe)로 제시함으로써 차원적인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7].
미국 교육부(United States Office of Education, 1977)는 학습장애를 SLD의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구어(口語)와 문어(文語)의 이해와 사용에 포함되는 기본적인 심리발달과정에서 한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가진 아동들을 의미하며, 이와 같은 기본적인 심리과정 상의 장애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철자 및 산수 계산 등의 능력이 불완전하여 장애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난독증 및 발달상의 실어증, 지각장애, 대뇌 미세장애, 뇌 손상 등은 특수 학습장애에 포함된다. 그러나 정서장애, 문화적, 환경적 결손에 의한 학습문제, 시각, 청각 및 운동장애, 지적장애 아동은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정의하였다. 해당 정의는 미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학습장애에 대한 정의로 사용되었다가[11] 학습장애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미국 학습장애합동위원회(National Joint Committee on Learning Disabilities)에서 “학습장애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추리 또는 수학적 능력의 습득이나 사용에 있어 심각한 어려움을 보이는 이질적인 장애 집단을 통칭하는 일반적인 용어이다. 이 장애는 개인에게 고유하게 내재하는 것으로 중추신경계 손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모든 연령에서 나타날 수 있다. 자기조절행동, 사회적 지각, 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문제가 학습장애와 함께 나타날 수도 있으나 그것이 학습장애의 원인은 아니다. 학습장애가 다른 장애들(예: 시각장애, 지적장애, 정서장애 등)이나 외적인 요인(예: 문화적 차이,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교수 등)과 함께 나타날 수 있으나, 이들의 조건이나 영향들의 결과로 나타난 것을 학습장애라고 하지는 않는다”고 정의하였다[12].
국내에서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 수교육법 시행령」 (개정 2016.6.21.) [13]에서 학습장애를 지닌 특수교육대상자를 “개인의 내적 요인으로 인하여 듣기, 말하기, 주의집중, 지각(知覺), 기억, 문제해결 등의 학습기능이나 읽기, 쓰기, 수학 등 학업 성취 영역에서 현저하게 어려움이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학습장애 정의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학업, 구어, 사고 영역 이외의 영역까지 학습장애에 포함하는 것이다.
2. 학습장애의 임상적 진단
임상적 진단을 위해 DSM-Ⅳ [14]에서는 표준화된 검사와 지능지수 검사를 병행하는데, 표준화된 검사의 성적과 지능지수 간의 불일치 정도가 표준편차 2.0 이상일 때 학습장애로 진단한다. DSM-5 [10]에서는 학습장애와 지적장애를 구분하고, 지능지수와 성취도 간의 불일치 기준을 보완하기 위해 중재반응모형(response to intervention, RTI)을 도입하였다. 구체적으로 지능지수 70±5 이상의 정상 수준의 지능을 가진 학생에게서 학습의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를 SLD로 정의하였다. DSM-5에서 정의하는 학습장애의 임상적 진단기준은 Table 1과 같다.
학습장애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임상적 개입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학습장애에 관련된 여러 변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우선되어야 한다. 학습장애 아동은 3가지 판별 기준을 이용하여 진단 평가한다. 첫째는 아동이 학업성취와 지적 능력 사이에 심한 불일치를 보이거나, 기억, 지각, 언어영역, 주의집중력 등의 인지적 과정에서 발달상의 커다란 불일치를 보이는 경우이다. 둘째는 시각 또는 청각장애, 지적장애에 의한 학습 지진과, 정서장애 혹은 학습 기회의 부족에서 기인한 학습 부진은 학습장애 범주에서 제외시킨다. 셋째는 특수교육 방법이 필요한 경우이다.
3. 학습장애 진단을 위한 평가 척도 및 평가 과정
학습장애의 경우에는 임상의의 판단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심리교육학적 평가도 중요하다. 심리교육학적 평가는 아동의 지적수준 평가, 읽기∙쓰기∙수학에서의 학업성취도 평가와 학습의 기저가 되는 정보처리 능력에 대한 내용의 평가로 이루어진다. 아동의 병력 청취와 문진을 통해 학습장애가 의심되면 난독증 특성 체크리스트(DySC), 한국판 학습장애 평가척도(K-LDES) [15]로 선별 검사를 실시한다. 난독증 특성 체크리스트는 총 27문항으로 해독, 철자, 유창성, 독해에 대한 문항의 설문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교사가 평가한다. 한국판 학습장애 평가척도는 주의력, 사고력, 말하기, 읽기, 쓰기, 철자법, 수학적 계산의 평가 영역으로 되어있으며 부모나 교사가 평가를 할 수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개발한 KEDI-WISC (Korean-Wechs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 [16]는 교육, 심리 및 정신과 영역에서 활용되며 전체 지능지수, 언어 및 동작성 지능지수뿐만 아니라 영역별 인지기능들을 12개 소검사를 통하여 평가 가능하다. 학업성취도는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개발한 기초학습능력검사(NISE-B·ACT: National Institute Of Special Education basic academic competence tests) [17]를 사용하여 읽기, 수학, 쓰기 영역의 개별화 검사를 실시한다. 이외에도 기초학습기능 수행평가 체제(Basic Academic Skills Assessment), 읽기 성취 및 읽기 인지처리 능력검사(Test of Reading Achievement and Reading Cognitive Processes Ability), 주의집중력 검사(continuous performance test), 시각-운동 통합검사(visualmotor integration), 친숙한 그림 찾기 검사(marching familiar figure test), 시각-운동 협응 및 시지각검사(bender gestaldt integration) 등을 사용하여 관련 기초적인 여러 인지 과정 상태를 평가한다[2].
4. 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학습장애
현장 교사가 지각하는 학습장애 정의와 진단 요인의 확인을 위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18], 교사들은 학습장애에 대해 학습자의 심리적 과정의 결손보다는 학교학습의 실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반교사는 학습장애의 정의 요인이 대부분 학교학습의 실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인식하였으며, 특수교사는 이외에도 능력-성취 불일치가 학습장애를 진단하는 주요 준거로 인식하였다. 또한, 교사가 해당 아동을 학습장애로 판단할 때 주의 집중 문제, 정서 문제, 일반 학업능력 낮음, 자기-지각 수준 저하, 대인관계 기술 부족, 자기 통제력 문제 등에 근거한다고 보고하였다. 일반교사와 특수교사는 학습장애를 판단함에 있어 공통된 인식에 기반하였으나, 일반교사는 일반 학업 능력의 차이, 작업 습관 및 동기의 문제가 학습장애 아동의 특성으로 인식하였으며, 특수교사는 자기-지각, 읽기, 개인 내 인지 영역 간의 차이, 쓰기 및 작문, 수학, 기억 문제가 학습장애 아동의 특성이라고 인식하였다[18]. 교사 양성과정에서 학습장애에 대한 명시적 지식을 필수적으로 습득하게 되는 특수교사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교사는 학습장애에 대해 전반적으로 낮은 지식 수준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특수교사 역시 학습장애를 정의하는 요인 중 제외요소와 심리과정의 결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였다. 이 선행 연구는 학습장애에 대한 교사의 인식은 공통된 배경에서 출발하지만 학습장애에 대한 교육 수준에 따라 세부적인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반교사와 특수교사의 공통된 인식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는 학습장애와 학습 부진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학습장애는 특정 영역에서만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반면, 학습 부진은 전반적으로 낮은 성취도를 보인다는 차이가 있다. 현장에서 학습장애와 학습 부진을 동일시하는 원인으로는 두 집단 모두 정상 범위의 지능을 지닌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19].
5. 학습장애를 가진 아동의 임상 양상 및 특성
현재의 학습장애에 대한 정의가 사회적 맥락이 배제된 진단 요인만을 강조하고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학습장애에 대해 다양한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인지적 결함에 대한 것이다[20]. 인지적 결함은 학습장애의 특정 영역으로 구분되기도 하며, 학습장애의 원인으로 간주되는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이다. 인지적 결함은 낮은 학업성취도와도 관련이 높다[21,22]. 현재 학습장애 아동을 판단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DSM-5에서도 인지적 특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Woodcock-Johnson-III tests of cognitive battery (WJ-Ⅲ-COG)에서도 20개의 인지적 능력을 측정함으로써 학습장애를 진단하고 있다[23]. 국내의 학 습장애 진단 도구인 achievement-cognitive ability endorsement tests(ACCENT) 역시 언어 이해, 주의집중, 지각적 조직화의 세 가지 인지 영역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학습장애를 보이는 학생의 인지적 특성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수교육 분야에서는 학업성취도 결과뿐만 아니라 인지적 특성이 중요한 준거로 학습장애를 진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지처리과정 검사 혹은 작업기억검사 등을 통해 인지 검사를 실시하며, 연산처리속도, 연산자동인출, 음운작업기억, 빠른 자동이름대기 등으로 인지 및 학업성취도 검사 중 소 검사의 형태로 측정한다[24,25]. 외국의 경우에도 유사한데 학업성취도 검사와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인지적 특성이 확인되면 인지적 특성과 학업능력 간에 어떠한 유사 행동 유형이 보이는지 관찰을 한다[26].
임상적 측면에서도 학습장애 아동 특성 중, 인지적 특성을 우선하고 있다. 즉, 의학적 관점에서도 학습장애 아동은 전반적인 인지과정의 결함이 있다고 본다. 보편적으로 학습장애 아동은 주의가 산만하고, 과제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주의력 결손 등의 특성을 보인다. 또한 시각적 변별력, 통합력, 순차적 처리, 시각-운동 협응 능력, 반응 상의 문제가 있으며, 음성정보를 단기기억에 저장하거나 반추하는 데 문제를 보이는 등 개인별로 다양한 인지적 문제를 나타낸다. 이는 입력-통합-기억-출력과정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첫째, 입력장애는 시각·청각을 지각하는 문제로, 글자를 회전하거나 역전된 상태로 인식하거나 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 한글의 경우에는 ㄳ, ㄵ, ㄶ 등의 복자음을 순서를 바꾸어 인식하거나, 문단을 읽으면서 단어 혹은 행을 건너뛰거나, 같은 행을 반복하는 등의 실수를 보인다. 청각에서는 TV 시청 중 자신을 부르는 소리와 TV로부터 나오는 소리를 구분하지 못해 늦은 반응을 보이거나, 현재 들리는 소리를 처리하는 속도가 느린 양상을 보인다.
둘째, 통합장애는 뇌로 입력된 정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문제를 보이는 경우이다. 정보를 이해하는 과정은 배열, 추상화, 조직화의 세 단계로 구성되는데, 하나의 단계라도 문제가 있을 경우,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농담이나 관용구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파편화된 정보를 연결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셋째, 학습장애에서의 기억장애는 주로 단기기억에서 나타난다. 수업에서 암기한 단어 혹은 공식을 하교 후 망각하는 등으로 나타난다.
넷째, 출력장애는 저장된 정보를 읽어내는 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언어 혹은 운동실행기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말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질문이 들어왔을 때 대답을 못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대근육 혹은 소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에 장애가 있을 경우, 일상생활이나 필기에 지장이 있으며, 철자나 문법에 오류가 발견된다[2].
인지적 특성 외에도 사회-정서적 특성은 학습장애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부모, 교사, 또래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학생은 주로 사회적 상황에서의 의사소통 능력과 상대방의 의사를 파악하고 알맞게 대응하는 사회적 인지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는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하며, 우울 혹은 위축된 심리 상태를 촉진시킨다. 학습장애 아동은 학업성취도 수준이 낮음으로 인해 자아개념과 자신의 능력을 왜곡하여 인식함으로써 학습과 관련된 좌절감, 학습동기 저하, 학습 거부 등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 정서적 부적응으로 연결된다.
6. 학습장애를 위한 정신의학적 치료
학습장애 아동을 위한 학습장애의 치료는 의학적 치료와 특수교육 등을 포함한 다원적인 치료(multimodal treatment)로 진행된다. 약물 치료는 학습장애의 치료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ADHD, 우울증, 강박장애 등의 불안장애와 같은 공존 질환에 대한 치료에는 필수적이다. ADHD가 공존하는 경우에는 중추신경자극제(methylphenidate, pemoline 등)와 atomoxetine이 일차적으로 투여된다[27. 우울 및 불안장애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차단제(selective serotonin uptake inhibitors)가 처방될 수 있다[28]. 낮은 학업 성취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자존감이 저하되거나 또래집단에서 관계의 부적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심리사회적 개입이 도움이 되며, 지지정신치료, 가족치료 및 집단정신치료가 효과적이다[2]. 학교에서의 적응 문제가 초점이 될 경우에는 교사와 아동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상담이나 교실 훈련과 관련된 교육프로그램 등의 개입이 필요하다.
7. 학습장애아를 위한 교육학적 개입(intervention)
1) 개별화 교육 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lan, IEP)
개별화 교육은 특수교육대상 아동이 가진 독특한 교육적 요구와 더불어 장애 유형과 정도를 수용하기에 적합한 교육 방법이다[29,30]. 교육현장에서 아동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특수교육과 그 관련 서비스를 실제로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구조화 시킨 수업 계획이 IEP이다[31,32]. IEP는 학습장애 아동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의 제공을 통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수 방법의 핵심 도구라 할 수 있다[33. 개별화 교육이 아동의 개인차를 최대한 고려하는 교수 방법이기에 개인의 특별한 교육적 요구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IEP는 특수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다[34,35]. 특수교육 대상 아동의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제공되는 교육과 지원을 포함하는 실행 계획 및 과정, 결과에 대한 평가를 기록한 문서로 아동의 장애 특성, 능력, 교육적 요구, 선호 및 관심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상의 교육 및 생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포함한다. 따라서 아동에게 필요한 교육뿐만 아니라 장애와 관련된 각종 지원 방안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교육 지원 계획으로서 교과 및 비 교과,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행동 지원, 전환 지원 등을 포함할 수 있다.
IEP의 절차는 IEP의 목표 및 평가 단계, 교육내용 및 방법 설정과 실행 단계, 평가 단계로 나뉜다. 학교 교육과정을 토대로 아동별 IEP 유형 결정, 교과 영역의 선정, 현재 학습 수행 수준에 근거한 교육목표의 결정 및 구조화, 교육목표에 따른 평가계획의 수립 단계이며 교육내용 및 방법 설정과 단계는 IEP에 근거하여 교육내용과 방법을 선정하고 이를 통해 수업으로 실행하는 단계이다. 평가 단계는 아동의 학습과정과 학습 종료 이후의 결과를 평가하는 단계이다. 현재 학업 수준과 이에 따른 성취 목표와 영역별 학업 계획이 포함되고 기간, 횟수 및 시간 등이 결정되는데 영역별 학업계획, 교수 방법 및 전략, 수업 관련 매체, 과제 분석 평가로 구성된다. 즉, 전반적으로 학교에서 수행하고 있는 현재의 학력 성취 수준을 기술하여 학생이 일 년동안의 학년 생활 안의 장기 계획과 월과 분기별로 나뉘는 단기계획을 통해서 정해진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목표로 측정 가능한 용어로 기술한 교육목표가 제시된다. 교육 횟수와 기간을 명시하는 교육시작일과 종료일, 교육장소와 편성학급도 명시된다. 이와 더불어 교육대상자와 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특수교육관련서비스, 예를 들어 상담지원, 가족지원, 치료지원, 보조 인력지원, 통학지원 등으로 구성된다. 대상아동의 개별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현행수준을 평가하고 교육목표의 장·단기 목표가 설정되면 이 목표를 고려하여 개별화 교육이 실시된다.
IEP는 개별화 교육을 위해 필요한 교육 및 생활 지원 계획의 수립 및 운영, 평가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기록한 개인별 문서인 동시에 계획의 실행 및 과정을 기록한 성장과 변화에 대한 개인 학습자별 포트폴리오로서의 의의도 가진다[36].
2) RTI
학업에 어려움이 있는 학습장애위험군에 속하는 아동들에게 세 수준으로 나누어 적절한 수준(tier)의 교수를 제공하고 각 수준의 교수 후에 학습 상의 문제가 지속되는지를 평가하여 학습장애를 선별하도록 제안하는 것을 RTI라고 한다[37]. 1수준의 교수는 선행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된 방법을 일반학급에 적용하는 것으로, 학습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대상으로 예방 전략을 적용하며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수시로 평가한다. 2수준의 교수는 1수준의 교수에서 하위 15-20%에 해당하는 학생을 소그룹으로 나누어 보다 개별화된 교수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3수준의 교수는 하위 5-10%의 학생을 대상으로 특수교육 교사와 같은 전문화된 교사들이 매일 집중적으로 심화된 중재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다[38,39]. 즉, RTI는 3단계의 교수를 제공하여 각 수준의 교수 후에 학습 상의 문제가 지속되는지를 평가하여 좀 더 전문화된 중재를 적용하고자 하는 좀 더 전문화된 교육 방법이다. 학교 현장에서 부실한 교실수업으로 발생되는 학교 교육의 실패에 기인한 학습장애로 진단되는 오류를 예방하고, 적절한 교수의 제공을 통해 일반 교육의 책무성을 높일 수 있다는 면에서 이상적인 교육 방법이다. RTI는 판별, 적격성, 중재의 세 가지 핵심 요소에 기반한다. 판별은 학습장애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로, 문제해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수교육에 대한 적격성은 전반적인 정보를 종합하여 결정해야 하며, 적절한 시간, 맞춤형 평가, 지속적인 관찰에 근거해야 한다. 중재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교수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며, 근거가 없는 경우에는 경험적으로 성공한 방법이어야 한다[40].
이러한 RTI 접근 방식은 학생들이 즉시 추가적인 도움을 받는다는 점과 RTI의 3수준에 도달하면 1수준과 2수준의 다양한 중재에 대한 학생의 응답을 기반으로 얻은 정보를 IEP 계획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중적이고 수준 높은 3수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일부 학생들에게는 경우에는 확장된 지원, 교수와 실습이 제공되어야 한다[41].
결 론
학습장애 아동의 낮은 학업 수행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학습장애 아동에게 적합한 치료와 개입이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학습장애의 정의와 임상적 진단 및 특성들을 살펴보고, 치료와 개입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학습장애는 학습영역에서의 문제뿐만 아니라 방치되는 경우 낮은 자존감, 우울·불안, 학교 부적응 등의 이차적인 문제도 발생하게 되므로 조기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개입이 중요하다. 아동의 학습장애 문제를 의뢰 받는 경우, 학습 영역의 기능 이상을 검사하여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동반하는 정신과적 증상 또는 공존 질환이 있는지 진단되어야 한다. 진단 후에는 정밀 평가와 적합한 치료를 위하여 소아정신과 의사에게 의뢰함과 동시에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아동과 가족들의 이차적인 사회심리적 부담을 경감시킴과 동시에 지지하는 일이 동반되어야 한다. 정신의학적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학습장애 아동의 학습기능을 증진시키고 부정적인 심리적 부작용과 동반질환 개선하는 것도 임상적으로 아주 중요할 것이다.
한편, 학습장애로 진단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장애로 낙인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해 오히려 학습장애로 진단받기를 꺼려하는 경우들이 있다[7]. 방과 후 부진아 교육에 참여하고 있지만, 학습장애아의 독특한 교육적 요구에 부합한 전문적인 교육이 제공되지 못하는 경우들로 인해 교육의 실효성에는 여전히 제한점을 지닌다. 학습장애 아동을 위해서 IEP와 RTI 같은 교육적 개입이 학습장애의 진단 및 치료와 더불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더 나아가 아동의 학습장애 진단과 평가 시 임상에서의 전문가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진단, 임상적 판단과 함께 학습장애 아동을 교육하는 교사들의 임상적 판단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